러닝1 달리기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래도 3키로씩은 꾸준히 달렸는데, 아주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 졌다. 운동 신경이 크게 필요하지도, 장비가 특별히 필요하지도 않은 게 매력적이다. 하고싶다 라는 마음이 일면 5분 안에 시작할 수 있는 그 가벼운 접근성이 가벼운 시작을 야기한다. 물론 그 가벼운 시작이 늘 가볍게 끝나진 않더라. 달리기에 필요한 건 뭐 죽기야 하겠어, 라는 낙천 뿐이다. 한 시간 이상 뛸 때면 점점 아득해지는 느낌이 썩 나쁘지 않다. 다리는 맹목으로 움직이고 뇌는 산소가 부족해서인지 점점 생각을 멈춘다. 나중엔 아무 생각이 안난다는 생각조차 사라진다. 그때야 말로 정신이 사라지고, 내가 사라지고, 비로소 쉬는 기분이다. 존재가 사라지는 기분이 이렇게 달 줄이야. 어린 시절 이불과 의자로 아지트를 만들어 .. 2024. 10.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