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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기록부3

철없는 이상 철없는 이상 오랜만에 친했던 형을 만나 삼겹살을 먹었다. 형은 대학원에 들어가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예전엔 참 많이 같이 놀았었는데, 하며 한참동안 옛날얘기를 했다. 근황을 물었 논문 준비한다고 바쁘다고 말했다. 반가운 마음에 늘 그랬던 것처럼 “한잔할래?” 라며 형을 부추겼다. 하지만 형은 오늘밤까지 논문을 마무리해야된다며 거절했다. 형은 한 번도 술을 마다한 적이 없었다. 군복무 시간동안, 그 2년의 시간 동안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은 변했다. 나를 포함해서. 형도 마찬가지였다. 술과 담배를 입에 달고 살던 거친 욜로족은 이제 없었다. 다만 현실적인 대학원생이 거기 있었다. 예전처럼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내가, 그리고 예전에 형이 꿈꾸던 삶을 이야기했다.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걸 하는 삶.. 2020. 4. 24.
예수를 죽인 나무, 산딸나무 볕 좋은 날, 운동을 하러 야외로 나갔다. 우리 아파트는 요새 한참 나무 다듬기에 여념이 없는데, 생각보다 가지를 많이 잘라 볼 때마다 안타까움이 들곤 했다.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던 중 팻말이 붙어있는 나무를 보았다. 산딸나무. 왠지 모르게 먹음직스러운 이름과는 다르게 우리 집 앞의 산딸나무는 가지가 다 잘려 헐벗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삭막한 광경이였다. 문득 산딸나무가 예수와의 이야기에도 잠시 등장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 헐벗은 나무, 산딸나무를 알아보고 싶었다. 산딸나무, 누구냐 넌? 산딸나무는 한국 중부 이남 어디서든 잘 자라는 낙엽활엽수이다.(낙엽 활엽수 : 잎이 넓고 온도가 내려가면 낙엽이 지고 겨울이 되면 잎을 떨구는 식물 일종.) 이 나무는 높이 12m, 직경 50cm까지 자란다. 5.. 2020. 3. 31.
우리가 알지 못했던 종이컵의 3가지 원리 일상에서 매일 쓰는 종이컵, 제대로 알고 있는가? 오랜만에 밖에 나와 자판기 코코아를 뽑아 먹었다. 자판기 출구에 종이컵이 툭 떨어졌다. 이어서 달달구리한 코코아도 흘러나왔다. 따듯한 코코아를 마시면서 새삼 종이로 컵을 만들 생각은 누가 했을까? 하며 종이컵의 태동에 감탄했다. 종이컵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무엇이 이 자리를 대체했을까? 종이컵이 세상에 나오기 전엔 도자기 컵이 자판기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잘 깨지는 도자기 컵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매형의 정수기 사업을 돕기 위해 처남 휴 무어(Hugh moore)는 물에 젖지 않는 태블릿 종이를 이용해 오늘날의 종이컵을 만들었다. 모두가 종이로 컵을 만든다고 했을때 비웃었지만, 보란 듯이 해낸 휴 무어는 인류 편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글은, 이제는.. 2020.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