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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기록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종이컵의 3가지 원리

by Amins 2020. 3. 30.

일상에서 매일 쓰는 종이컵, 제대로 알고 있는가?


오랜만에 밖에 나와 자판기 코코아를 뽑아 먹었다. 자판기 출구에 종이컵이 툭 떨어졌다. 이어서 달달구리한 코코아도 흘러나왔다. 따듯한 코코아를 마시면서 새삼 종이로 컵을 만들 생각은 누가 했을까? 하며 종이컵의 태동에 감탄했다. 종이컵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무엇이 이 자리를 대체했을까? 

종이컵이 세상에 나오기 전엔 도자기 컵이 자판기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잘 깨지는 도자기 컵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매형의 정수기 사업을 돕기 위해 처남 휴 무어(Hugh moore)는 물에 젖지 않는 태블릿 종이를 이용해 오늘날의 종이컵을 만들었다. 


모두가 종이로 컵을 만든다고 했을때 비웃었지만, 보란 듯이 해낸 휴 무어는 인류 편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글은, 이제는 현대인의 일부가 되어버린 종이컵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종이컵을 사용한다. 편의 면에서도, 단가 면에서도 압도적인 가성비를 자랑하는 종이컵은 볼품없는 외관과는 다르게 많은 구조적 설계가 들어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특징적인 원리 3가지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1.  말려있는 상단부?

다들 경험해 보아 알 것이다. 종이컵의 윗 부분, 즉 입이 닿는 부분은 둥글게 바깥쪽으로 말려져 있다. 도대체 종이컵의 윗부분은 왜 항상 말려있을까, 생각 해 본적 있는가? 단순한 미적 기능이라면 왜 모든 종이컵은 똑같은 디자인을 고집할까? 

바로 이렇게 말려 있는 구조는 여러가지 기능적 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내용물을 따라 낼 때 다른 곳으로 새는 것을 막아준다. 그릇에서 그릇으로 국물을 따를때, 옆으로 국물이 줄줄 새서 곤욕을 치룬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종이컵의 말려있는 상단부는 이런 유수를 막아준다. 액체가 새어 흐르는 이유는 액체의 장력이 용기 표면을 따라 흐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이컵의 표면을 따라 흐르려면 말린 턱을 넘어가야 하는데, 이것은 물의 입장에서 중력을 거스르는 것이다. 따라서 종이컵은 새어나가는 걱정 없이 내용물을 잘 따를 수 있는것이다.

또한 종이컵 상단부가 두꺼워짐으로서 건축학적인 강성, 즉 구조적인 단단함을 꾀할 수 있다. 이는 전체를 두껍게 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인 방식이다.

자동 판매기 고리에 매달리는 턱의 역할, 뜨거울 때 잡는 손잡이 역할 등 다양한 기능적 측면도 있다.



2. 움푹 들어가 있는 바닥면?

종이컵 바닥면종이컵 하단부


위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종이컵의 바닥면은 옆면보다 안쪽에 위치 해 있다. 이것에도 숨은 원리가 존재한다. 먼저 내용물과 바닥의 직접 접촉을 방지하여 내용물의 온도를 보존하는 기능이 있다. 본디 자판기 용기로 출범한 종이컵은 주로 뜨거운 음료를 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종이컵은 약간의 보온 기능을 필요로 했고, 종이컵 바닥을 차가운 탁자와 띄워 놓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인 온도 유지를 이룰 수 있었다.

또한 종이라는 얇은 소재의 특성상, 액체가 담기면 아래로 처지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만약 하단부가 들어가 있지 않다면 내용물로 인해 종이컵 하단부가 볼록해져 종이컵이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불안정해진다. 잘 넘어진다는 것이다. 종이컵은 아랫부분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설 수 있다.




3.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폭이 다르다?

모든 종이컵은 위로 올라갈 수록 커지는 형태의 구조를 띈다. 어떻게 보면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종이컵은 왜 고수하는 것일까?

해답은 단순하다. 폭을 다르게 줌으로서, 우리는 종이컵을 겹쳐 놓을 수 있게 되었다. 경제성의 눈부신 상승이다.




이처럼 종이컵과 같은 값 싼 아이템에도 사람들의 사려깊은 안배가 묻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물건도 허투로 만들어진 것이 없다. 인간 사회의 고도화를 단적으로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 





참고자료 : 「배흘림 기둥의 고백」, 서현

                 나무위키 종이컵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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