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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기록부

문자는 필요한가?

by Amins 2024. 3. 5.

 

인류의 발전은 문자와 함께 크게 도약했다. 최초 모습과 행위를 본뜬 ‘상형’의 문자부터 현대 대부분의 소리와 의미를 표현하는 표음, 표의 문자까지, 문자는 늘 변화할지언정 우리 곁을 지켜 왔다.

문자는 인간의 정보 저장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렸고, 이는 지식의 전수와 사람들 간의 소통의 혁명으로 이어진다. 문자가 없는 인류 사회는 가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말에서 말로 이야기와 지식을 옮기던 구술 문화에서 글로서 소통하는 문자 문화로, 패러다임이 변한 것이다.

 

그러나 기술이 발달하며, 현대 인류는 한 가지 의문에 다다른다. 문자가 계속 필요한 것인가?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는 알파세대들은 더 이상 문자로 지식과 이야기를 이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책보단, 영상과 숏폼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바야흐로, 구술 문화의 시대가 재림했다.

 

나 또한 그러하다. 특히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는데 글보다는 영상이 훨씬 효과가 좋다. 다양한 도식과 설명이 있으면 10페이지가 넘는, 읽으며 곱씹는데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개념을 이해하는데 단 10분이면 된다. 더 이상 사전이나 두꺼운 전공 책을 골머리 싸며 들여다 보지 않아도 되어 너무 행복했다.

 

혹자는 말한다. 문해력을 잃은 디지털 원주민 세대의 학생들은 문장력은 물론 논리와 사고력도 잃을 것이라고, 그렇게 점점 인류가 퇴화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 걸까?

 

최초에 인터넷 ‘검색’이라는 개념이 생겼을 때, 사람들은 반발했다. 지식을 너무 쉽게, 열매 따 먹듯 손쉽게 취득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말했다. 도서관에서 원하는 정보를 담은 책을 찾고, 하나 하나 읽어 가며 그 과정에서 원하던 지식 주변의 다른 지식들도 함께 얻는 것이 올바른 학습이라고 말했다. 요즘 것들은 그저 모르면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만다고 혀를 차곤 했다.

 

이제는 인터넷정보활용능력 자격증이 생겼다. 누가 누가 검색을 잘하는지는 개발자를 필두로 한 각계 각층 사람들의 기본 능력이 되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뒤지는 건 시대착오적 유물이 되었다.

 

5년 뒤에 문자 아닌 영상으로 지식을 익히는 건 어떤 대접을 받을까? 동영상정보활용능력 자격증이 생길 가능성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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